이병헌을 또다시 보게 해 준 영화, 박정민을 다시 한번 좋은 배우라고 느끼게 해 준 영화, 혹시 이영화 한보신분 계시면 꼭 보세요. 이병헌은 정말 배우로 태어난 것이 맞는 것 같아요. 목소리, 표정, 눈빛까지 완벽한 "김조하"였어요.
그럼, 시작합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 2018
한때는 동양 챔피언이었던 전직 복서 조하는 우연히 17년 전 헤어진 엄마와 재회합니다.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엄마를 따라 간 집에는 난생 처음 보는 동생이라는 진태가 있었는데, 진태는 서번트 증후군으로 의사소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이 심상치 않은 동생을 보자 한숨만 나옵니다. 하지만 캐나다로 가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기 전까진 이곳에서 참고 살기로 결심한 조하와 진태의 불편한 동거생활이 시작됩니다.
개요 : 코미디, 120분
개봉 : 2018.1.17
평점 : 9.17
관객수: 342만명
그것만이 내 세상 다시 보기
영화의 뒷이야기
이 영화를 위해 박정민은 피아노 공연 장면을 위해 피아노를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여 6개월 동안 피나는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피아노 연주장면을 보고 예전부터 피아노를 치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노력으로 만든 장면이라니 배우들은 어찌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일 년에 한두 작품을 한다고 하지만 그 작품을 위해 나를 만드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테니까요.
이 병헌은 이 영화에서 먹는 장면이 유독 많이 나오는데 그의 연기는 타고난 걸까요 아니면 노력으로 만들어 낸 걸까요? 그는 배우가 안되었어도 유튜브 먹방을 찍어도 잘 될만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의 먹는 모습은 딱 전직권투선수가 있다면 저렇지 않을까 하는 걸 그대로 표현해 낸 것 같아요.
이 영화가 개봉된 후 각 평론가들과 영화전문가들은 악평을 냈습니다. 이유는 할리우드의 "레인맨"과 너무나 흡사한 설정을 그대로 베낀 수준이라는 평과 고질적인 신파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 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영화가 독창적인 주제로 재미있게 잘 풀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창조란 모방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슷한 주제로 내용을 이 정도로 다르게 풀어나간다면 제 기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감상평 & 기억에 남는 장면
최근에 필리핀에서 리메이크하며 다시 한번 넷플리스에서 보게 되었는데 다시 봐도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처음에 봤을 때는 내용과 특징적인 장면을 눈여겨봤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세세히 보게 돼서 그런지 더 재미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하와 엄마가 와인을 마시며 춤을 추는 장면인데요, 이병헌은 정말 찐 배우입니다. 늘어진 러닝을 입고 머리는 정말 권투선수 스타일로 춤을 추는데 햐, 이 역을 이병헌이 안 했으면 이 장면 누가 살리겠어요?
또 조하가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에게 따지는 장면은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의 아버지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로 그래서 엄마가 견디다 못해 도망간 것이었고 그래서 조하는 혼자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살게 된 건데 병상에 누운 엄마에게 그때 왜 자기를 데려가지 않았냐고 물어요. 그때 자기도 어린애였다면서, 그래서 엄마, 아버지 둘 다 용서가 안된다고 울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은 작정하고 울리려고 만든 장면인 줄 알면서도 어린 조하가 너무 가여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박정민, 이 포스터에서 그의 표정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단지 흉내 내는 것만으로 보이지는 않는 천진한 아이의 표정이 보이시죠. 이 진부한 스토리의 영화를 재미있게 살린 건 이 두 사람의 훌륭한 연기 덕분이라 생각됩니다.